
100주년을 맞는 한국경마가 올해 코로나 펜데믹 깊은 강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다행히 구조됐다. 어떤 재해에도 완벽하게 보호될 수 있는 온라인 경마를 위한 마사회법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는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변함없이 여야의 정쟁으로만 치닫고 있다. 한심한 작태에 국민들은 점차 그러려는 데 둔감 해졌다. 마사회가 세운 2023년 온라인 경마 시범시행과 2024년 본격적인 시행 계획이 제대로 시행될 까도 우려가 된다. 전통의 마사회장배 대상경주가 이름을 KRA컵 클래식으로 바꿔 시행해 제37회를 맞는다. 1985년 창설된 첫 회 조교사로 물러난 당대 최고의 김명국 기수가 ,파수병,을 몰고 2000m 장거리 경주에서 우승을 거두었다. 이듬해인 1986년부터 1850m, 1900m거리로 1990년까지 이어지며 국내 명마들이 탄생 되었다. 물론 그때까지는 국산마 생산기반이 미약했으므로 외산마 1등급 경주로 펼쳐졌다. 당연히 한해 최고마가 등극하는 관문이 되었다. 1991년부터 거리가 2000m로 되돌렸으나 변화무쌍한 마사회는 거리를 고정시키지 못하고 2200m, 2300m, 1800m로 늘였다 줄였다 하다가 마침내 2002년부터 지금까지 장거리 경주로 굳혔다. 거리는 2000m로 고정됐으나 1999년부터 국산마 생산의 장려정책 일환으로 국산마 대상경주로 전환된다. 그러면서 한국경마의 판도는 외산마에 의존형태를 벗어나 전국에는 국산마 생산 농가와 목장이 붐을 이뤘고, 마사회는 종부를 무료로 번식을 도왔다. 이때 10대 명마 반열에 오른 ‘새강자’가 대회 3연승을 거두며 국산마의 위상을 드높였다. 국산경주마의 몸값도 이즈음에 많이 올라갔다. 국산마 생산에 어느 정도 기여한 후 2005년 혼합 1군 경주로 또 한번 바꾸게 된다. 코리아스프린트와 코리아컵 대상경주 상금이 10억으로 가장 높고, 대통령배와 그랑프리가 8억으로 다음이라면 6.5억원 상당의 상금인 KRA컵 클래식 대상경주는 정상급 말들의 격전장이었다. ‘차돌’, ‘지구력’, ‘대견’, ‘새강자’, ‘터프윈’, ‘에이스갤러퍼’, ‘청담도끼’ 등등 이름만 들어도 놀라운 명마들이 배출된 만큼 이 대회의 우승은 어느 대상경주보다도 명예롭다. 2014년까지는 혼합 1군 경주로, 2015년부터는 혼합 오픈경주로 치뤄졌다. 이번 주 일요일 8경주에 펼쳐지는 제37회도 혼합 오픈 대상경주지만 미국산마 12마리에 용감하게도 유일하게 도전한 국산마는 한 마리가 출전한다. 출전마 13마리 가운데 부산에서 5마리, 서울에서 8마리 출전했다. 전성기의 4, 5세 경주마가 아홉 마리로 가장 많고, 하향기로 접어든 6, 7, 8, 9세 각 한 마리 씩 도전했지만 등짐은 똑같이 57kg을 짊어지게 된다. 젊으나 늙으나 같은 등짐으로 한 번 달려 보는 대상경주다. 코너를 네 개 돌아가는 장거리 경주라 초반 선두력도 중요하겠지만 마지막까지 뚝심을 이어갈 수 있는 능력마가 선전할 수 있는 거리다. 그동안 탄생한 한국명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경주마의 본질대로 뛰어 주는 말이었다. 초반 순발력이 뛰어나 무리의 앞장에서 경주를 주도하고 마지막까지 잘 달려 주었다. 외곽에서 출발하는 라온 시리즈의 13라온더파이터(국 포임, 수, 4세, 14전/11/3, 문세영)가 단독 선행을 받는 데는 별문제가 없겠다. 초반 드세게 선행을 받아낸다면 코리아컵에서 아쉬운 준우승을 문세영기수가 이번 대상경주에서 설욕할 수 있겠다. 적수로 강하게 부상할 서승운 기수의 6투혼의반석(미, 수, 4세, 10전/5/2, 서승운)이 얼마나 빨리 13라온의 뒤를 물고 늘어지느냐가 도전의 관건이 되겠다. 장거리경주라고 뒤처져서 느슨하게 따라붙다가 막판 역습이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상경주의 상금을 노리고 모두 쓸 만한 힘을 다 쏟아붓기 때문이다. 코리아컵에서 빨리 따라붙어서 결승선상에서 위너스맨의 서승운 기수가 결승선 상에서 13라온도파이터의 덜미를 잡았던 것도 그런 이유 에서다. 이번에도 두 기수의 운명의 한판승부로 가늠해 볼 수 있겠다. 13라온이 2000m 첫 도전에 반해 6투혼의반석은 직전경주 같은 거리에 도전해서 등짐이 가벼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에 무거워진 57kg 등짐을 극복한다면 두 마리의 우승 격돌이 볼만하겠다. 가세할 적수로는 서둘러 추입을 시도해 볼 3킹오브더매치(미, 수, 4세, 12전/5/3, 조인권)다. 복병으로 지목해볼 4행복왕자(미, 수, 5세 20전/8/5, 김용근)는 거리경험이 충분할 뿐 아니라 서울경마장 정상의 기수 김용근 기수의 대찬 말몰이가 짭짤한 배당을 내줄 수 있겠고, 지난주 서울 원정에서 빼어난 실력을 발휘했던 박제이기수가 고삐를 잡은 8대암장군(미, 수, 4세, 10전/5/1, 박제이)이 아직 경험은 부족해도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않은 미지의 도전마이라 배당을 낼 수 있는 복병마로 주모할 수 있겠다. 윤곽이 대체적으로 드러난 경주에 복병의 선전은 고배당을 선사한다. 명마의 탄생에 박수를 보낸다.
***한국경마에 새벽 조교관찰을 처음으로 도입하셨던 이상렬 옹이 10월12일 오후 7시 지병으로 세상을 뜨셨다. 명복을 빌며 이글을 영전에 바친다*** |